비봉허브

로그인 회원가입 장바구니

비봉허브의 핵심가치는 정직과 신뢰입니다.



비봉소식

차와 건강1
작성자 도원석 작성일 2010-12-29 11:01:14
첨부파일

신선이 되는 약재, 구기자

칠갑산하면 많은 이들은 몇 년 전까지 노래방 인기가요 1위를 달리던 주병선의 ‘칠갑산’이라는 노래가 떠오를 것이다. 바로 칠갑산이 있는 충남 청양이 구기자의 고장이다. 청양은 우리나라 구기자 생산량의 80% 이상이 나오는 곳이다.

신본초강목의 첫 주제로 구기자를 삼은 이유는 현대인의 보익(補益)약물로 어떤 약재보다 효용성이 뛰어나다고 보기 때문이다. 흔히 보약하면 인삼, 녹용, 동충하초 등을 생각하기 쉬운데 이런 약재는 대체로 고가이다. 반면 구기자는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생산량도 충분하고 쉽게 구할 수 있고 또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건강식품으로 활용하기에 그 효과는 인삼?녹용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인삼?녹용 버금가는 효능

구기자는 가지과에 속한 덩굴성 낙엽관목의 성숙한 열매를 말한다. 보통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열매를 채취하여 말려서 사용한다. 기후와 토양에 대해서는 대체로 까다롭지 않지만 비옥하고 배수가 잘 되는 사질 토양에서 더 잘 자란다. 한의학에서 구기자의 효능은 ‘정(精)을 보(補)하고 음기(陰氣)를 강화하고 양기(陽氣)를 북돋우며 신장을 좋게 하고 폐를 부드럽게 하며 간을 도와준다. 근육과 뼈를 강화시키고 풍습(風濕)으로 인한 관절질환을 다스린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풀이해 보면 우선 구기자는 우리 몸의 활동적인 에너지인 양기와 물질적인 에너지로서 혈액 같은 음기를 함께 보(補)하는 작용이 있다. 정이란 그런 에너지의 가장 근원적인 물질을 지칭한다고 이해하면 무방하다. 따라서 한의학에서 허약하다고 말하는 상태에 구기자를 두루 쓸 수 있다. 현대인들은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40세만 넘어서면 성적 능력 감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가 바로 정의 허약 또는 고갈 상태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구기자는 이런 중년의 성능력 감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옛말에 ‘집 떠나 천리를 갈 때는 구기자를 먹지 말라’ 하였으니 가정을 떠나 있으면서 외도를 경계한 말이다. 과거에는 구기자를 그만큼 탁월한 자양강장제로 인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신장을 보한다는 말도 포괄적으로는 같은 의미로 이해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의 큰 걱정거리인 간질환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방간을 유발한 쥐 실험에서 구기자 추출액이 간세포의 지방 침착을 억제하며 간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작용을 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또 다른 실험에서도 구기자의 약리작용의 주요 성분인 베타인을 쥐에게 투여하여 혈액 내 콜레스테롤, 인지질, S-GPT 수치 등에 좋은 방향으로 효과가 나타남을 보고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 임상에서도 지방간의 개선이나 급?만성 간염의 치료에 구기자와 다른 약재를 배합 처방하여 많은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또한 구기자는 뼈와 관절의 보호에도 좋다. 한의학에서 인체의 뼈는 신장에 속하고 관절을 중심으로 한 연조직은 간에 속한다. 갱년기 이후 근 골격계의 노화, 퇴행을 예방하는데 구기자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명칭으로는 선인장(仙人杖), 지선(地仙)이라고도 한다. 불로장생을 꿈꾸는 도교의 신선사상의 영향을 받은 것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구기자를 신선이 되는 영약으로 여기기도 한다.

감기환자나 소화기 허약자는 복용에 신중해야

앞에서 살펴본 구기자의 효능처럼 꾸준한 복용으로 정을 보하고 간과 신장을 도와주고 근골을 튼튼히 한다면 신선 부럽지 않은 건강을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건강식품의 차원에서 구기자의 복용법으로는 하루 20g정도가 적당하다. 그 정도 양의 구기자를 90분 정도 달여서 그 달인 물을 하루에 여러 번 나누어 꾸준히 복용하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구기자는 다른 약재에 비해 부작용이 덜한 편이기는 하지만 복용에 주의 할 점도 있다. 감기로 몸에 열이 날 때와 소화가 잘 안되는 등의 만성적인 소화기 허약자 등은 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단순한 건강식품을 넘어서 질병치료의 목적이라면 무작정 복용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 부작용은 거의 없다지만 건강보조제와 치료제는 그 개념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구기자의 뿌리껍질도 한의학에서는 좋은 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지골피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구기자 뿌리는 주로 폐의 열증으로 인한 해수, 천식, 갈증 등에 활용하는데 그 성질이 냉하고 구기자 보다 강하여 일반적으로 이용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다.

매화와 매실

예로부터 매난국죽은 사군자라 하여 시인, 묵객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그중 봄의 전령사가 되어 남도 들녘에 피어나는 매화는 초봄의 정취를 아름답게 해준다. 해마다 하동지방 등지에서는 이맘때 매화축제를 열기도 한다.

매화는 활엽교목으로 높이가 10m에 달한다. 나무껍질은 연한 회색 또는 연한 녹색이고 많이 분지(分枝) 되어 있다. 홑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있으며 보통 샘선이 있다. 어린가지의 잎자루 기부((基部)에는 부채꼴 모양 턱잎이 2개 있고 턱잎의 가장자리에 고르지 않고 잘고 뾰족한 톱니가 있다. 꽃은 단생 또는 두 송이가 나며 짧은 잎자루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꽃은 3~4월경에 피는데 잎보다 먼저 피며, 흰색?담홍색?홍색이 있다. 또 겨울 추위가 채 가시기 전에 꽃이 피는 매화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설중매다.

매화의 열매는 5월에서 6월 사이에 열린다. 이것을 매실이라 하는데 식용과 약용으로 널리 쓰인다. 덜 익은 매실을 청매(靑梅)라 하고 매실의 껍질과 씨를 발라내고 볏짚을 태운 연기에 그을려 만든 것을 오매(烏梅)라 한다. 이 청매와 오매는 한방에서 기침과 구토에 많이 쓰이고 구충제로 활용하기도 한다. 본초강목에서도 오매는 만성기침, 설사, 속이 더부룩할 때, 기생충에 의한 구토 등에 활용함을 기록하고 있다.

매실에 대한 임상실험을 보면 세균성 이질에 대한 50회의 임상실험에서 48회 치료가 되었으며 복용기간은 2일에서 6일 정도였다. 또한 기생충알이 대변에서 발견된 20명의 환자에게 5일에서 23일 정도 매실을 투여한 결과 14명에게서 기생충알이 발견되지 않았다. 만성습진의 경우에도 오매를 복용하여 좋은 결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맑은 두뇌가 필요한 이들에게 특히 좋은 식품

매실은 구연산?사과산?호박산 등의 유기산이 많이 들어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두뇌를 많이 쓰고 맑은 두뇌가 늘 필요한 학생이나 정신근로자에게 특히 좋은 식품이 된다. 이런 매실의 성분으로 중요한 구연산은 청량감과 상쾌한 맛을 주며 피로회복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기산은 해독작용과 살균력이 있어 저항력을 길러주고 식중독을 예방해 주는 효과도 있다. 두뇌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해 왕성한 활동을 하도록 도와주고 뇌를 맑게 하며 피로를 없애기 위해서는 유기산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먹을 필요가 있다.

한편, 매실은 세균성 설사나 감기, 신경통 등에도 효과가 있고 간기능 보호, 정력제, 노화방지 등의 역할도 한다. 청매로 담근 매실주는 예로부터 ‘불로장생의 술’로 전해 온다.

청매를 그냥 먹으면 자칫 배가 아플 염려가 있고 매실에는 산이 많이 들어 있어 날 것으로 많이 먹으면 치아가 상할 염려도 있다. 만약 매실을 먹고 치아에 통증이 있을 때에는 호두를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밖에도 매화의 꽃봉오리를 따서 말린 후에 끓인 매화차나 매화의 꽃을 깨끗이 씻어 흰죽을 덜어 함께 끓인 매화죽은 우리 고유의 전통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5월은 햇차의 계절

계절의 여왕 5월. 파릇한 새싹과 화려한 봄꽃들을 뒤로하고 싱그러운 신록의 물결이 한창이다. 5월은 분명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이다. 날씨가 가장 온화하기도 하지만 가정의 달에 걸맞게 가족을 사랑하고 가정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는 기념일도 많기 때문이다. 보고에 의하면 범죄 발생도 오월에 가장 적다고 한다.

이런 5월은 맑고 싱그러움을 상징하는 햇차가 나오는 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남도의 보성이나 화개장터로 유명한 하동 등이 차의 주생산지다.

5월의 차밭 여행도 권할 만하다. 지리산을 끼고 있는 하동은 아직 때묻지 않은 섬진강과 여러 문화유적지를 함께 여행할 수 있고, 보성은 곳곳의 대단위 차밭 그 자체만으로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신록과 함께 어우러진 차밭의 정취는 햇차의 향기처럼 은은하고 그 빛깔만큼이나 곱다.

차나무로 만든 차와 대용차로 구분

우선, 차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엄밀하게는 차나무 잎으로 만든 홍차, 녹차, 우롱차 등과 다른 식물을 이용한 차가 구분된다. 차나무를 제외한 다른 재료로 만든 차(구기자차, 오미자차 생강차, 인삼차 등)는 차라기보다는 대용차라고 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하다.

세계적으로 차나무의 종류는 크게 2종류로 나뉜다.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의 대부분 지방에서 볼 수 있는 3~4cm정도 잎의 키작은 소엽종과 인도나 스리랑카 등에서 자라는 20cm 이상의 잎을 가진 키가 큰 대엽종으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차는 찻잎의 산화정도에 따라 그 명칭을 달리하는데, 산화되지 않은 녹차, 완전히 산화된 홍차, 중간정도 산화된 우롱차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외에 가공된 차를 다시 미생물에 의해 발효시킨 후 마시는 발효차가 있는데, 흔히 보이차라고 부른다.

대체로 대엽종의 찻잎으로는 홍차를 만들며, 소엽종은 녹차나 반발효차를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녹차를 생산하지만 전통적으로 우리가 녹차를 마셨던 것은 아니다. 조선말엽부터 녹차를 생산했던 흔적은 있지만 그전에 마셨던 차가 정확히 어떤 것이었는지 아직 원형이 불분명하다.

차는 단순한 기호음료를 넘어 본초강목에서도 소화를 돕고 머리를 맑게 하여 기억력을 유지시키고, 체지방을 조절하고, 두통을 치료하며 체내의 독을 없애준다고 했다. 동의보감에서도 차의 효능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데,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약으로 그 역할이 중요하게 인식되어 왔다.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

건강 음료로서 차의 가치는 현대에 와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2002년 초 TIME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좋은 식품 10’에 당당히 녹차가 들어있다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차를 이용한 항암, 항노화, 당뇨치료 등의 연구는 세계적으로 대단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당장 차가 암이나 당뇨를 치료하느냐의 문제는 쉽게 결론 내릴 수 없지만, 우리가 흔히 성인병이라 부르고는 고혈압?당뇨?암?동맥경화 같은 질환의 예방차원에서는 그 가치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발암인자 억제에 있어 대표적인 역학조사를 보면 미국 아이오와 주의 여성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차를 매일 한잔이라도 마시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10% 정도 발암율이 낮게 나타났고 차를 자주 마시는 여성들은 소화기계 암에서는 70%, 비뇨기계암에서는 40% 이상 일반 여성들에 비해 암발생이 억제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암의 치료에 있어서도 방사선 요법이나 화학요법을 받고 있는 경우, 그 부작용을 차를 함께 복용하여 상당부분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흔히 있다.

콜레스테롤에 미치는 영향에서도 일본의 1371명의 40세 이상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녹차의 음용이 총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효과가 있음은 물론, 콜레스테롤 중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holesterol)의 비율을 줄이는데도 차가 중요한 작용을 함을 보고하고 있다.

당뇨에 있어서도 차의 폴리페놀은 당 분해효소를 억제하고 당의 체내 흡수를 줄이는 효과를 주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홍차나 우롱차 같은 발효차에 비해 발효되지 않은 녹차의 약효가 강조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차의 폴리페놀 성분 중 EGCg라는 카테친이 녹차에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고 또 EGCg의 약리작용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차의 효능에 대한 연구의 많은 부분을 EGCg에 대한 연구가 차지하고 있다.

또한가지 차의 유익함은 반드시 탁월한 약리작용 때문만은 아니다. 다른 먹거리와는 달리 역사 이래 차문화에 깃들어 있는 높은 정신세계가 차의 유익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복잡한 물질문명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차문화는 육체와 정신의 건강을 함께 지켜줄 수 있는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평소 차를 가까이 하지 않는 독자라면 햇차의 계절 5월이 추억의 차밭기행과 함께 차를 가까이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군자의 상징 연꽃

여름철 우리나라 곳곳의 못(池)에서는 단아하면서도 기품있는 꽃을 맞이할 수 있다. 바로 연꽃이다. 우리 주위의 작은 못을 연못이라 하는 것도 사실은 연꽃으로 인해 붙여진 이름이다.

인도나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인 연꽃은 연꽃과의 다년생 수초다. 뿌리는 마디가 있는 둥근 막대모양이고 옆으로 길게 뻗는다. 잎줄기가 부채살처럼 퍼져있는 연녹색의 크고 둥근 잎(40cm정도)이 뿌리줄기에서 나와 물위에서 자라는데, 잎 표면이 물에 젖지 않는 특성이 있다. 흰색이나 담홍색 꽃이 7~8월 사이에 핀다. 꽃 속에 원추를 거꾸로 세운 모양의 녹색 연밥이 있고 윗면에 구멍이 있으며 그 안의 2cm정도의 타원형 씨는 10월경에 익는다. 연씨는 수명이 길어 3000년이 지나도 싹을 틔운다고 한다. 뿌리줄기는 고급식품으로 쓰이고 뿌리를 다리거나 즙을 내서 약용으로 쓰기도 하며, 잎줄기나 열매?잎 모두 식용과 약용으로 이용된다.

더위 쫓고 주독을 푸는데 효과적

연꽃은 불교에서는 의식에 사용하기도 하며 회화?건축?공예 등 다방면에 이용하여 불교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이집트 신화나 그리스 신화에서는 사랑과 생식을 상징하고, 중국에서는 진흙탕 속에서 티없는 꽃을 피우는 연꽃을 순수의 상징으로 삼고 속세에 물들지 않는 꽃이라 하여 군자화(君子花)라고 부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심청전에서 보여지듯 연꽃은 재생(再生)을 상징하는 귀한 꽃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한방에서 뿐만 아니라 민간요법에서도 많이 쓰여온 연꽃은 엷게 차를 달여 마시면 더위를 쫓고 주독(酒毒)을 푸는데 효과가 있다. 특히 연꽃의 꽃술은 약명으로 연수라고 하는데 대단한 약재로 인식되어 왔다. 남성들의 정력감퇴, 여성들의 냉대하?요실금 등에 일정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최근 발표에도 부산대학교가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는 자생식물이용개발사업단의 과제로 1000여 종의 자생식물들을 탐색한 결과, 연꽃의 수술이 노화를 야기하는 활성산소와 활성질소 등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발견하고 해당 물질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꽃의 종자인 연자(蓮子)도 대단히 좋은 약이다. 특히 진정작용이 뛰어나서 가슴 두근거림, 수면 중의 불안, 입이 마르고 쓸 때, 소변이 진하고 뻑뻑할 때 진정작용이 뛰어나다. 용뇌라는 약재가 있는데 연자를 가루내어 용뇌를 소량 섞어 온수에 복용하면 걱정이 없어진다고 한다. 또한 연자는 지사제로도 많이 쓰여 왔는데, 비위장 기능의 허약으로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장애가 있으면서 설사가 있는 경우에 마?율무 등과 함께 끓여 차로 마시면 약효가 있다. 또한 연자를 가루내어 구운 감초가루를 조금 섞어 하루 2g 정도 복용하면 신경성 소화장애나 과민성 대장 증상에도 효과가 좋다.

연잎은 항균작용?혈압강하작용과 함께 지혈작용도 있다. 항균작용은 주로 티푸스균에 작용하며 혈압강하 작용은 혈관확장에 따른 효능이다. 지혈은 혈변?혈뇨에 효과가 있다. 지혈작용은 연잎의 수렴작용에 따른 것인데 이것은 아이들의 야뇨증에 이용하기도 한다.

한편, 큰 연잎을 말하는 부용(芙蓉)이라는 말은 미녀의 대명사이기도 한데, 잎이 깨끗한 까닭이기도 하지만 연잎이 피부미용에 좋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연잎은 정력을 돕는다. 연잎도 죽을 쑤어 먹거나 가루내어 복용하는데, 춘향전에서 연엽주를 이도령에게 올리는 이유도 이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연근은 코피와 어혈을 푸는데 좋다

우리가 식용으로 많이 접하고 있는 연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좋은 음식이자 약재이다. 연뿌리에는 탄닌, 아스파라긴, 비타민C 등이 함유되어 있다. 코피가 날 때 연근즙을 내서 소금을 조금 타서 마시면 좋고, 심한 경우는 여기에 생지황?아교?패모?행인?감초 등의 약재를 가미하기도 한다. 연뿌리로 죽을 만들어 먹으면 어혈(瘀血)에 좋으며 소화가 잘되고 심신을 상쾌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유없는 신체의 만성적인 저림이나 무겁고 둔탁한 통증 등이 있을 때는 활용해 볼 만하다. 연뿌리 못지않게 지혈효능이 큰 것으로 연꽃의 씨를 포장하고 있는 연방(蓮房)을 들 수 있다. 여성의 월경과다, 부정기적인 자궁출혈, 임신 중 출혈로 유산의 징후가 보일 때 효과적이다. 연방은 생용하는 것 보다는 태워서 쓰는 것이 더 좋다. 또한 연방을 생용으로 끓여 죽처럼 만들어 먹으면 더위를 물리치고 여름철 잘 낫지 않는 설사를 멈추게 한다. 탈수가 심한 어린아이들의 여름철 설사에 연방은 대단한 선약이다.

전북 무안의 회산 백련지에서는 매년 8월 백련축제가 열린다. 백련의 향기와 함께 조각배를 타고 즐기는 뱃놀이도 색다른 피서의 추억이 될 듯 싶다.

천년의 생명력 ‘은행나무’

가을이 되면 거리마다 노란 은행잎의 물결이 계절의 정취를 더해 주곤 한다. 닥쳐올 모진 추위를 예감하면서 바람따라 우수수 낙엽을 떨구지만 환한 노란빛으로 움츠려 들어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밝게 해 주는 은행잎이다. 영화 ‘은행나무 침대’에서 보면 은행나무는 천년동안이나 변치않는 사랑의 상징으로 여겨지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세계적으로 은행나무과에는 오직 은행나무 1종만이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온 세상에 피붙이 하나없는 외로운 나무이면서도, 그 오랜 옛날 공룡이 살던 시대부터 다른 종으로 분화하거나 변화하지 않고 이 땅에 살고 있는 대단한 생명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은행나무를 화석나무라고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자란 은행만이 유효성분 많아

낙엽교목인 은행나무는 그 높이가 40m에 달하기도 한다. 생육환경은 온화한 양지를 좋아하며 비옥하고 토층이 깊고 부드럽고 배수가 잘되는 사질 토양이 좋다. 은행나무의 한자 은행(銀杏)은 열매가 살구를 닮았지만 흰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에서는 잎이 오리발을 닮아 압각수(鴨脚樹), 열매를 손자대에 가서야 얻는다고 하여 공손수(公孫樹)라고도 한다.

자생지는 중국 절강성의 양자강 하류 천목산이라고 알려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들어 온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으나 불교나 유교와 함께 들어 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대체로 수명이 길다. 우리나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 가운데도 가장 많은 수종으로 19건이나 되며 노거수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는 것은 자그마치 813그루에 달한다. 그 중에는 60m가 넘어 동양에서 가장 크고 1300살에 달해 가장 오래된 나무로 알려진 용문사의 은행나무도 있다. 이 은행나무는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세자 마의태자가 망국의 설움을 안고 금강산에 가는 길에 심었다는 전설이 전해 오고 있다.

또한 은행나무의 잎이 싹트는 모양에 따라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쳤고, 나무가 밤에 울면 마을에 재앙이 온다거나 도끼질을 하면 피가 나온다는 등의 속설도 있다. 그런가 하면 전염병이 돌면 은행나무에 병의 치유를 기도하기도 하고 자식이 없을 때 은행나무에 기도하면 자식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신목(神木)이기도 하다.

한방에서도 은행나무의 열매인 은행은 중요한 약재로 활용되고 있다. 본초강목에는 ‘은행을 익혀서 먹으면 폐를 따뜻하게 하고 천식과 기침을 진정시킨다. 또한 소변을 적게 하고 살충 소독시킨다’라고 하여 호흡기 질환과 비뇨기에 효과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

최근에도 은행은 천식과 기침에 진해거담제로 많이 응용되고 있으며 특히 폐결핵에도 이용한다. 추석 전날 밤에 반은 푸른 은행을 채취하여 물에 씻거나 꼭지를 떼지 말고 즉시 신선한 유채기름에 100일간 담가 두었다가 식사 전에 1알씩 복용하면 폐결핵의 증상호전에 도움이 되며 만성적인 호흡기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은행은 소아의 야뇨증에도 효과가 있다. 아이가 잠자기 전에 볶은 은행을 3개 정도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차를 타고 먼길을 가기 전이나 긴장을 하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사람에게도 응용할 수 있다. 옛날에는 처녀가 시집가는 날 이른 새벽에 어머니가 남몰래 딸에게 볶은 은행을 먹이는 풍습도 있었다. 가마를 타고 먼길을 가는 동안에 소변이 마려운 것을 막기 위한 자상한 배려였다. 하지만 볶은 은행과는 반대로 생 은행은 소변이 잘 나오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소변이 마려우면서도 잘 나오지 않는 사람은 껍질 벗긴 생은행을 잘게 갈아서 뜨거운 물에 탄 다음 공복 시에 먹으면 소변보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현대 과학으로도 은행잎의 성분분석 결과 신경조직의 구성물질인 레시틴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징코민이라는 혈액순환촉진성분이 발견되어 의약품으로 팔리고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에서 자란 은행나무에 열린 은행만이 유효성분이 많아 그 활용가치가 있다고 한다.

구토?호흡곤란 등의 부작용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이러한 여러가지 효능을 갖고 있는 은행이지만 그 부작용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본초강목에도 ‘은행을 많이 먹으면 수렴의 작용이 지나쳐서 기가 막히거나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옛날에 굶주린 사람들이 밥 대신 은행을 많이 먹더니 다음날 모두 죽었다고 한다’ 고 하여 은행의 부작용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에도 은행에 대한 독성문제는 자주 발생하는데, 그 용량도 다양하여 비교적 소량인 하루동안 소아에게는 7알 이상, 성인의 경우 40알 정도 복용 시에도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그 증상은 중추신경계의 통증이 있고 구토?혼미?호흡곤란?체온상승 등 다양함을 나타낸다. 은행은 효과도 뛰어나지만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이용할 때는 반드시 신중함이 필요하다.

‘생강처럼 매서운 개성을 지니고 생강처럼 맛을 맞추어야 한다’

유난히 궂은 날이 많아서인지 청명한 가을의 느낌을 만끽하기도 전에 어느덧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스산한 날씨에 따뜻한 생강차 한잔이 더욱 그리워지는 때다. 생강은 약재일 뿐 아니라 차의 재료로, 또 중요한 양념의 하나로서 거의 매일 우리 곁에 있는 먹거리다.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TV 드라마에서 임금님의 간식으로 올려져 유명해진 ‘생란’도 우리의 고유한 생강 가공품 중 하나다. 생란은 생강?설탕?물엿?꿀 등을 재료로 지름 3cm가량으로 빚어서 잣가루에 하얗게 굴린 것이다.

생강은 생강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으로 ‘새앙’, ‘새양’이라고도 한다. 땅속에서 발달하는 덩이줄기는 다육질로서 옆으로 자라고 덩어리 모양이고 황색이며 매운 맛과 독특한 냄새가 있다. 덩이줄기의 각 마디에서 만들어진 가짜 줄기가 곧게 서고 높이가 30∼50cm에 달한다. 잎은 줄기에 2줄로 어긋나기도 하며 잎새는 버들잎처럼 길고 길이는 보통 노지에서 35∼45㎝정도이며 줄기 수는 10∼20개로 밑부분은 풀모양으로 길게 줄기를 싸고 있다.

한국에서는 꽃이 피지 않으나 열대지방에서는 8월에 길이 20∼25cm의 꽃줄기가 나오고 그 끝에 꽃이삭이 달리며 꽃이 핀다. 꽃은 길이가 4∼7.6cm이다. 꽃받침은 짧은 통 모양이고 화관의 끝 부분은 3개로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은 끝이 뾰족하다. 수술은 1개이고 꽃밥은 황색이다.

생강의 원산지는 동인도의 힌두스탠 지역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2500여 년 전에 생강이 재배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지금의 사천성이 생강의 산지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사(현종 9년, 1018년)에 생강재배에 관한 내용이 처음으로 기록되어 있어 대체로 고려 때 전래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13세기에 영국에서는 생강 1파운드(lb, 약 450g)로 양 1마리를 살 수 있을 만큼 무척 귀하게 대접받기도 했다.

생강은 전분이 전체의 40~60%를 차지하고 있으며 독특한 매운 맛은 진저론(gingerone), 진저롤(gingerol), 쇼가올(shogaol), 디하이드로진저롤(dihydrogingerol) 등의 성분과 방향성분으로 시트랄(citral), 캄펜(camphene) 등의 40여 종이 알려지고 있다.

마늘 양배추 등과 함께 암 예방 효과가 큰 식품으로 인정

본초강목에서 생강은 아침산책이나 등산할 때 1조각을 입에 물면 안개와 이슬의 나쁜 기운이 몸을 해치지 않는다고 하였고, 곽란이나 중기(中氣 : 기가 저체되어 사지가 마비되거나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 좋다고 하였다. 생강의 효과는 이외에도 대단히 다양하다.

생강은 식욕을 돋워주고 소화를 돕는다. 소화액의 분비를 자극하고 위장의 운동을 촉진하는 성분이 있어 식욕을 좋게 한다. 디아스타제와 단백질 분해효소가 들어 있어 생선회 등의 섭취에도 도움이 되는데 생강의 향미성분은 생선회의 소화흡수를 돕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생선회를 먹을 때 생강을 곁들어 먹는 것은 궁합이 잘 맞아 영양효과와 먹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또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으로, 춥고 코가 막히고 두통이 나며 열이 있는 감기초기에 생강을 우려 마시면 땀을 내고 가래를 삭히는 작용이 있다. 생강의 방향신미성분은 혈액순환과 체온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오래 전부터 한방에서는 생강을 발한 해열약, 혈행장해(血行障害), 감기풍한(感氣風寒) 등에 이용하여 왔다. 민간요법에서는 감기와 기침에는 생강즙 반홉에 꿀을 한숟갈 넣고 데워 매일 5회 정도 복용하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생강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에 대해서도 살균?항균 작용이 있다. 생강의 주성분인 진저롤, 쇼가올과 향기성분 정유(精油)들이 어울려 티푸스균이나 콜레라균 등 세균에 대한 살균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특히 진저롤과 쇼가올은 여러가지 병원성 균에 대해 강한 살균작용이 있다.

몸이 차서 고민하는 여성의 경우에도 생강이 활용되고 있다. 생강은 몸을 훈훈하게 하기 때문에 사지냉증?불감증?생리불순 등을 고쳐준다. 따라서 산후의 혈체와 하복통에는 생강을 차로 달여 소주에 타서 마시면 효과가 크고, 월경시의 복통이나 사지가 찬 여성은 매일 식전에 생강차 한 잔을 마시면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생강의 암 예방작용이다. 지난 1995년에 미국 암 연구소에선 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식품들을 발표한 바 있는데, 생강은 마늘 양배추 등과 함께 가장 예방효과가 큰 식품으로 인정받았다. 당시 연구에선 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성분으로 생강의 매운맛 성분인 진저론과 진저오일이 지목됐다. 그 후 일본 기후대학의 모리 히데키 교수 등이 진저롤에 대장암 발병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는 것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

이렇게 다양한 효능 때문인지 율곡 이이는 제자들에게 세상에 나가면 생강처럼 매서운 개성을 지니고 생강처럼 맛을 맞추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생강은 별로 배척하는 맛이나 음식이 없다. 많은 채소 가운데 생강을 배척한 것은 없으며, 음식에 생강을 넣으면 보다 좋은 맛으로 달라질 뿐 제 맛을 손상하는 법이 없다. 하지만 생강은 자극성이 강한 식품이어서 그대로 먹으면 위가 약한 사람의 경우 위에 부담을 준다. 이 경우 생강을 식초에 절여 먹으면 자극이 약해져 위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복을 주는 과일, 대추

새해를 맞이하는 설날 차례상에 언제나 함께 하는 과일이 대추다. 대추나무는 전통적으로 복을 빌고 재앙을 쫓는 주술물로 사용되어 왔는데 오방목(五方木) 가운데 동쪽을 상징하는 나무로, 선조들은 동쪽에 떠오르는 붉은 해를 대추가 닮았다 하여 상서로운 나무로 여겼던 것 같다.

대추나무는 유럽과 아시아 동남부가 원산지이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대추나무를 마을근처에서 재배하여 왔다. 나무에 가시가 있고 마디 위에 작은 가시가 다발로 난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 또는 긴 달걀 모양이며 3개의 잎맥이 뚜렷이 보인다. 잎의 윗면은 연한 초록색으로 약간 광택이 나며 잎 가장자리에 잔 톱니들이 있다. 잎자루에 가시로 된 턱잎이 있다.

재목이 단단하여 판목(版木)이나 떡메, 달구지 재료로 쓰인다. 보통의 대추나무는 물에 뜨는데, 벼락 맞은 대추나무는 물에 가라앉는 것이 특색이라, 이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도장을 새겨서 쓰면 행운이 온다는 믿음에 지금도 고급인장의 재료로 여겨지고 있다. ‘대추나무 방망이’라는 말은 어려운 일에 잘 견뎌 내는 모진 사람을, ‘대추씨 같은 사람’은 키는 작으나 성질이 야무지고 단단한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대추는 우리의 결혼식에서도 중요한 과일이다. 대추의 양쪽을 신랑 신부가 함께 물고 다복한 가정과 다산(多産)의 꿈을 기원하는 우리의 혼인풍습은 입맞춤으로 사랑을 약속하는 서양의 모습과 비교해 우리 정서의 단아함과 그 깊이의 차이를 느끼게 해 준다.

또한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의 농촌속담에는 ‘상수리가 많이 달리면 흉년이 되고 대추가 많이 달리면 풍년이 든다’라는 말이 있다. 대추는 이렇게 우리의 생활전반에 꼭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과일로 여겨져 왔다.

갱년기 장애의 초조감?히스테리?불면 등에 효과

한의학에서도 대추는 대단히 중요한 약재 중 하나다. ‘그 성질이 달고 따뜻하여 주로 소화기의 작용을 돕고 몸의 기운을 북돋우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약재로 사용 시 소화기를 이롭게 할 때는 인삼?백출과 함께 사용하고, 마음의 안정을 목적으로 할 때는 대표적으로 감맥대조탕에 활용한다. 정신을 진정시켜주며 기분을 편안하게 해주는 진정작용을 함으로써 갱년기 장애의 초조감?히스테리?불면 등에 효과를 발휘한다. 감초, 맥아, 대추로 구성된 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은 가정에서도 정신적인 피로로 인한 여러 증상에 무난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처방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도 생강과 함께 사용하여 몸의 조화를 유지하며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대추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단맛은 한약의 약성을 부드럽게 해주며 맛을 교정하는 작용이 있다. 한약에는 여러 종류의 생약이 들어가 위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있다. 대추는 바로 이러한 부작용을 막아주며 한방약 특유의 쓴맛을 부드럽게 순화시켜 준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모든 한약 처방에는 대추가 함유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자양강장효과가 강하기 때문에 위장이나 간장 등 내장의 기능을 높여 주는 기능이 있다. 성분적으로도 대추에는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14가지의 아미노산과 6가지의 당류를 함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A?B2?C?P 등이 다양하게 들어있고 칼슘??철분?마그네슘?칼륨 등 36가지의 무기질과 유기산이나 사과산 등 많은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현대 약리학 연구에서도 대추는 강장작용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단백질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성분이 있어 간장을 보호하면서 근육에 힘을 증강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진정과 최면, 항알레르기 작용이 있고 혈압을 내리게 하며 기침을 진정시키는 등의 약리작용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대추는 빈혈이나 고지혈증, 권태와 무기력 등 여러가지의 질병 치료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한편, 대추는 약재로서의 활용뿐 아니라 음식의 보조재료로, 풍미와 함께 기능성음식으로서의 역할을 도와주고 있다. 흔히 접하게 되는 삼계탕에 들어 있는 대추는 닭과 인삼의 보양작용을 증가시켜주는 중요한 재료로 사용되고 있고, 대추후추밥도 입맛을 잃은 이들에게 좋은 음식이 된다. 식욕이 저하된 성인이나 밥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씨를 제거한 대추 5개, 흰후추 2~4알, 흰쌀 75g 정도를 배합하여 밥을 지어먹으면 좋다. 명절 때 마련한 대추로 가족의 건강식을 만들어 보는 것도 지혜로운 주부의 가족사랑일 것이다.

봄의 귀족 '목련'

봄의 따사로움에 취하기엔 아직은 이른 때. 찬바람이 채 가시기도 전, 어느날 탐스런 꽃송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연꽃처럼 아름다운 꽃이 나무에 달린다는 의미를 가진 목련(木蓮)이다. 목련은 나뭇가지에 잎이 나오는 것도 기다리지 못하고 화사한 하얀 꽃을 피운다. 꽃 크기가 어른 주먹만하고 꽃잎 하나하나는 하얗다 못해 고고한 학의 날개깃을 보는 듯하며, 향기 또한 은은하다. 우리 주변에 흔히 심는 목련은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온 백목련을 두고 하는 말이며 토종 목련은 제주도에서만 자란다.

목련을 정원수로 집이나 공원에 많이 심는 것은 꽃이 탐스럽고 깨끗하여 우리네 가슴을 부풀게 하는 힘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목련이 필 때면 마음이 정돈되기도 하지만 잊었던 옛 추억이 되살아나 괜스레 설레기도 한다. 가곡듣기를 평소 즐기지 않던 사람이라도 이맘때면 ‘목련화’, ‘사월의 노래’를 들으며 봄의 기운에 취해 본 학창시절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목련은 목련과에 속하는 큰키나무로 전세계적으로 수백종류에 이른다. 자생지는 미국?멕시코?중앙아메리카?서인도제도 등 아메리카 대륙과 아시아의 두 지역으로 갈라지고 있다. 이 중에서 아시아에는 주로 낙엽송 종류가, 아메리카 대륙에는 상록성인 목련이 자생하고 있다. 아시아산의 낙엽송 목련은 ‘Asiatic Magnolia’로 통칭되는 일도 있다. 아시아산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일본?동남아시아에 걸쳐 넓게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꽃이 흰 백목련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자목련으로 흰 것에 비해 수효가 적다.

백목련과 자목련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옛날 하늘나라 왕에게 아름다운 공주가 있었는데 많은 귀공자들이 그녀를 따랐으나 공주는 오직 늠름한 북쪽 바다지기 사나이만을 좋아했다. 어느날 몰래 궁전을 빠져 나온 공주는 먼길을 걸어 바다지기에게 갔는데 이미 그에게는 아내가 있었다. 공주는 이루지 못할 사랑을 비관하고 그만 바다에 몸을 던지게 된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바다지기는 공주를 고이 묻어 주었고 자신의 아내도 잠자는 약을 먹여 공주 옆에 나란히 묻었다. 그 후 이 사실을 안 하늘나라에서 공주는 백목련으로, 바다지기의 아내는 자목련으로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꽃말이 전설에 걸맞게 연모(戀慕)다.

본초강목에는 목련을 신이(辛夷)라 하여 꽃 피기 전의 꽃봉오리를 따내어 약재로 사용하였다.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흐르는 것을 낫게 한다. 얼굴의 부기를 내리게 하고 치통을 멎게 하며 눈을 밝게 한다'고 하여 주로 비강질환과 구강질환의 개규(開竅)소염제로 활용되어 왔다. 특히 냄새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많이 사용하며 콧병에 이 약이 아니면 한약 투여가 소용없다고 할 만큼 귀중한 약재가 되고 있다.

한편 목련 꽃망울에는 정유성분도 들어 있다는 것이 최근 밝혀졌다. 그 중에서도 주된 성분은 시트랄이며, 시네올?카비콜?피닌?카프릭산 등도 알려져 있다. 코질환 치료의 경우, 신이 50g을 잘게 부수어 알코올에 담가 두었다 여과한 다음, 열을 가하여 농축시킨 액을 또 다른 약물과 배합하여 환자의 콧속에 넣었다가 2~3시간 후에 꺼낸다. 이와 같은 방법을 하루에 1번 또는 이틀에 1번씩 10여 차례 반복하면 좋은 효과가 나타난다. 대개 4~5회 반복하면 코로 숨쉬는 것이 자연스럽게 된다. 백지, 승마 등의 약과 배합하면 두통치료에도 효능이 있다. 목련의 꽃봉오리는 약재로, 나무껍질은 향수의 원료로 쓰일 만큼 향기가 멀리 강하게 퍼져 약 1.2km를 간다고 한다.

봄의 꽃인 개나리?진달래?복사꽃 모두 화사하지만 봄볕아래 하얗게 피어나는 목련은 세상을 달관한 신의 표정 같기도 하고, 명상에 빠져있는 철학자의 모습 같기도 하다. 나뭇가지 끝에서 터지는 한 송이 한 송이가 곡성(哭聲)이라고도 하며 꽃봉오리가 붓과 같다 하여 목필이라고 하기도 한다. 또 꽃봉오리의 부리가 북쪽을 가리킨다고 해서 북향화란 별명도 가지고 있다.

아직 3월인데 벌써 남쪽 부산에는 목련이 피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제 곧 목련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수년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목련과 벚꽃의 어우러짐을 보고 봄의 정취에 취했던 기억이 있다. 올해는 꼭 여유로움으로 그런 봄을 느끼고 싶다.

도원석원장



이전글
차와 건강 2
다음글
 녹용의 효능

목록

마이비봉

  • 비봉허브몰
  • 웹카다로그
  • 웹카다로그


  •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반품방법안내
  • 이메일주소무단소집을거부
  • 사이트맵

130-060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 730-11 윤주빌딩 3층 사업자등록번호: 204-81-74097 TEL: 1566-1043 FAX: 02-959-6031 E-MAIL: ebibong@ebibong.co.kr
상품사진을 포함한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 제 98조의 의거해 보고를 받고 있습니다. Copyright 비봉허브.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