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를 하다보면 잦은 요요현상을 경험하거나, 실패한 환자를 만나곤 한다.

그 원인을 분석하다보면 심리적인 것에 뿌리를 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과거의 부정적인 기억 때문에 더 이상 체중 감량이 진행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해 본인도 많은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비만의 많은 원인 중 하나인 심리적인 면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우리의 잠재의식은 지난 기억들을 담아놓은 마음의 블랙박스다. 우리가 일생동안 살아오면서 경험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이 박스 속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한방 심상치료는 그 블랙박스 안으로 들어가 과거의 부정적 기억을 긍정적인 것으로 대체함으로써 부정적 기억으로부터 파생된 모든 질병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방법이다.

비만환자도 예외는 아니다. 폭식증과 거식증을 오가는 A환자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 환자는 어떤 때는 많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다가 어떤 때는 갑자기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며 음식물 섭취를 중단한다.

일단 심상치료에 들어가자 환자의 잠재의식 속에 부정적인 정서가 나타났다. 어릴 때 동네에서 성추행을 당해 잠재의식은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내가 예뻐서 남자들이 나를 건드리는 거야, 나는 최대한 못생겨야 해” 하는 부정적인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많이 먹어 뚱뚱해져야 남자의 시선을 안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멀쩡한 의식은 뚱뚱한 것보다는 날씬하기를 더 원하고, 그 결과 때때로 거식증을 나타낸다.

폭식증과 거식증이 잠재의식과 의식의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는 셈이다. 이 환자의 비만은 잠재의식의 부정적 정서를 치유하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우리의 잠재의식은 우리를 지켜주기 위해 밤낮으로 고군분투한다. 잠재의식의 가장 큰 임무 중의 하나가 신체를 보존하고 운용하는 것이다. A양의 경우처럼 잠재의식은 주인의 신체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폭식증과 거식증이 시간 차를 놓고 유발된 것이다. 비만 치료는 이같은 심리적인 요인에서 초래된 원인을 간과하고는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다.